
사람은 기억을 눈으로만 저장하지 않는다. 후각은 눈과 귀보다 더 깊이 감정을 건드리는 감각이다. 기억 저편에 있어 평소엔 생각나지 않았던 것도 특정 향을 맡는 순간, 뇌 속에서 과거의 특정 장면이 생생하게 되살아난다.오래전 겨울날 학교 복도에서 맡았던 분필 냄새, 여름 하교길 불어오는 바람 냄새, 여름 휴가 때 묵었던 펜션의 나무향, 첫 연인과 걸었던 거리에 퍼졌던 특정 향수 냄새는 몇 년이 지나도 순간적으로 떠오른다.필자는 향수와 기억의 관계를 탐구하면서, 향이 단순한 향기로운 액체가 아니라 ‘시간을 열어주는 열쇠’라는 사실을 확인했다. 이번 글에서는 향이 어떻게 기억을 불러오는지, 그 작용 원리와 실제 사례, 그리고 향수를 활용한 기억 회상 방법을 살펴본다.1. 향과 뇌의 연결 고리향을 맡을 때, 향..